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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뒤끝을 남겼던 한일 올림픽 야구 예선전.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더니...도덕과 매너를 무시하는 21세기 한국인의 총체적인 경향들이...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국제 등등...거의 전 방면에 걸쳐 그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서서히...

좀처럼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쳤음에도, 김경문 감독의 떳떳하지 못한 꼼수로 인해 선수들의 활약상은 모조리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더 부끄러운 것은 이런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국의 언론과 팬들은 끝까지 어거지를 쓰며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앞서말한 예의 '총체적 경향'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도덕과 원칙, 기본을 업신여기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신경향'을...

시합을 하기 전에 한국전을 대하는 호시노 감독의 코멘트가 실렸다. 한국은 매우 우수한 전력을 갖춘 팀이니 좋은 시합을 기대하겠다...그리고 일본과 한국이 계속 경쟁을 해서 아시아의 야구를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함께 끌어올려보자... 대충 이런 식의 덕담이었다.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호시노 감독의 이런 코멘트에는 인간적인 진정성이 느껴졌다. 단순히 언론과의 인터뷰니까 입발림 삼아 내뱉는 멘트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여튼 호시노 감독의 신사적인 코멘트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경기를 즐겼고, 나의 바람대로 시합은 박빙의 명승부로 종료되었다. 하지만 룰을 악용한 코칭스태프의 꼼수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한국야구는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다.

룰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이짓저짓 다 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축구할 때 상대방이 사이드라인 밖으로 걷어낸 볼을 다시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돌려주지 않아도 축구경기의 룰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축구시합에 있어서의 공공적인 매너이자 관행으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팀은 관중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는다.

관행적인 매너를 먼저 깨뜨린 건 우리인데, 현재 게시판을 휘젓는 우리 야구팬들로 볼 것 같으면...룰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호시노 감독이 오히려 감독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뻔뻔스런 변명을 해대고 있다. 정말 부끄럽지도 않을까.

호시노 감독으로선 한국 감독이 그정도 선까지 가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 당연했다. 벅찬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교묘한 심리전을 펼치는 것, 사실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제 시합은 아무리 봐도 도가 좀 지나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평소 한국에 우호적이던 일본의 몇몇 네티즌들도 이번엔 너나 할 것 없이 비난 일색이었다. 최소한 한국이 아닌 곳에서는, 지난 시합에 대한 파장이 굉장히 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까지, 김경문 감독의 여우같은 '작전'을 비판하는 한국 언론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감독 하나로 끝났으면 그나마 나았으련만. 우리나라는 팬이고 언론이고 하나같이 적반하장식 반론들만 줄기차게 쏟아내고 있다. 그냥...평소에 내가 보는 우리 모습 그대로라 나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극도의 이기주의가 판치는 대한민국. 그리고 반도덕주의. 바로 이것이 21세기 한국인들의 에토스 아니었던가. 기본적인 사고방식에서부터 실제 생활방식, 행동 습관에 이르기까지...쳐다만 봐도 끔찍한 '얌채근성'들이 온 몸에 배어 있다. 어떤 일본 네티즌은 말했다. 한국인들의 비도덕과 대변매너는 그들의 '생리현상'일 뿐이라고. 정확한 지적이다. 도덕성 -500%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그런 인물에게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다. 일본인들의 표현처럼...비도덕이 생리현상화 되어있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200%의 성과를 달성한다며 우리들은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을 매번 기세좋게 찬양했었다. 씨가 말라버린 해당 스포츠의 저변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어쩌다 운좋게 개천에서 용난 식으로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면 연일 그사람 칭찬하는데만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취약한 저변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로 희박해지고...기본기에 의한 착실한 승리보다는 총력전과 운빨에 의지한 화끈한 역전승에 익숙해지게 된다. 한순간의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일이지만, 이런 식의 쾌감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튼 적은 투자로도 짭짤한 재미를 보다 보니...기본 저변 구축에는 갈수록 무관심해지고 팬과 언론들은 가릴 것 없이 거드름 피우는데만 익숙해진다. 매순간...스스로의 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댓가를 노린다. 

...사회 모든 방면에서 '기본기'가 경시되는 우리나라가 나는 정말로 싫다. 이게 얼마나 귀중한 미덕인데...

by 냄비국물 | 2007/12/03 12:52 | Sportstars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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